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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2018.12.15 첫 테스트
  4. 2018.11.08 다시 시작한 발레
  5. 2018.11.06 벌써 11월
  6. 2018.09.23 아빠의 생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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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 2017.02.08 영어로 노래해요

연아, 울다

2020. 6. 26. 07:40 | Posted by 기쁨연아

 

 

 

 

 

화상영어 수업을 받고 있는 연아.

엄마가 보기에 수강료 대비 수업 질이

아주 높은지는 모르겠지만,

요즘 같은 때 무리해서 학원을 다니기도 그렇고

이런 방식의 수업에 적응하는 과정도 필요다고 생각되어

일단 계속 수강 중이다. 본인이 좋다 하기도 하고.

 

사실 고정 수업 시간보다

엄마와 복습, 예습 하는 시간이 더 긴데

연아가 이 공부를 썩 달가워하지 않는다.

특히 복습을. 엄마도 억지로 시키고 싶진 않다만

예습을 안 하면 짧은 수업의 효율이 떨어질 것 같으니

하긴 해야 하고. 서로에게 즐거워야 좋은데 말이지.

 

어제는 연아가 졸려 했고,

그래서인가 좀 건성으로 따라해서

할 땐 제대로 해야지, 재미없으면 수업 그만두는 게 낫지,

차라리 학원을 다닐래 같은 말들을 해버렸다.

설상가상 아빠는 아이패드 메시지에

공부는 안 하고 동영상만 찍는구나 하는 말을 남겼는데

장난인 그 말까지 연아에게 영향을 준 듯했다.

 

쉬겠다며 침대로 가더니 눈물을 흘리는 연아.

깜짝 놀라서 왜 그러느냐 거듭 물었다.

자기 딴에는 등교 수업에 온라인 수업을 듣고

여러 가지 과제에 예습 복습까지 열심히 하고 있는데

몰라주는 것 같아 속상했던 모양이다.

 

우리 연아 마음이 여리기도 하지만

스스로 잘하고 싶은 마음, 인정받고 싶은 마음도 있고

내면에 자존심이 자리를 잡아 가는구나 생각했다.

앞으로 말할 때 더 신경을 써야겠다.

자존심 지켜주면서, 제 스스로 의지를 다지게 하면서.

사실 말처럼 쉽진 않지만.

그렇지 않아도 잘하고 있는 연아니까.

 

영어도서관에서 읽은 책이 무려 200권을 돌파했다.

단어 위주의 쉬운 책들도 많았지만 그 노력 대단해, 칭찬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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쉬어가자

2019. 1. 31. 00:30 | Posted by 기쁨연아

 

 

 

 

7세. 2000일 넘은 연아.

 

오늘 유치원에서 수료사진을 찍고 왔다.

 

곧 있으면 봄방학도 하겠지.

 

 

 

발레를 좋아하는데 피곤해해서

 

일단 쉬기로 했다. 막상 가면 엄청 뛰고

 

재밌게 하고 오지만 유치원에서 돌아왔을 때는

 

"쉬고 싶은데" 이 말을 곧잘 한다.

 

 

 

문화센터 영어도 2월까지만 할 예정.

 

그럼 주 2회 미술, 토요일 캐나다문화원 수업만 남는다.

 

방과후 수업에 이 정도 하면 월수금 오후에 여유가 생긴다.

 

엄마가 설거지하고 요리하고… 이런저런

 

집안일을 하는 동안 심심해할 수도 있겠지만

 

연아에게 자유시간이 더 필요한 건 분명해 보인다.

 

 

 

문화원 수업은 잘하고 있는 듯.

 

원어민 선생님도 굿잡이라 하셨다고.

 

수업 끝난 뒤 교보에 가서 책 보는 시간도 좋아한다.

 

왔다갔다 하는 게 힘들긴 한데

 

최소한 1년은 해봐야 하지 않겠나 하는 생각이다.

 

 

 

모쪼록 7세 때 좋은 선생님 친구들 만나

 

즐거운 기억 많이 쌓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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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테스트

2018. 12. 15. 23:29 | Posted by 기쁨연아

캐나다 문화 어학원에 가서 레벨 테스트를 받고 왔다.

 

처음 대기 걸었던 게 2년 전, 연아 어린이집 다닐 때였다. 기다리다 학교 보낼 때 된다 해서 신경 안 쓰고 있었는데 얼마 전 휴면 처리 메일이 왔다. 로그인해 보니 아직도 200번대. 보낼 일 없겠구만 했는데 first step 다음 과정은 여석이 있으니 레벨 테스트를 예약하란 문자가 왔다.

 

마침 영어 학원도 끊었겠다, 어학원 방과후 과정들은 생각보다 이른 시간에 해 과연 다닐 수 있을까 고민되던 차에 해보기로. 고작 8개월이긴 하지만 a부터 z까지 쭉 짚었고 쓰기도 곧잘 하는 연아라서 레벨이 어떻게 나올까 궁금한 마음도 있었다. 그리하여 바다탐험대 옥토넛을 봐야 하네, 맘껏 놀고 싶네 칭얼거리는 연아를 달래 북적이는 주말 광화문으로.

 

테스트는 쓰기와 인터뷰 두 종류로, 중간 텀을 제외하고 삼십 분 정도 걸렸다. 연아가 받은 레벨은 3. 생각보다 잘 나왔다. 2 정도 맞춰 나오면 다닐 수 있으려나 싶었는데 그 이상 받았으니. 알파벳은 정확히 썼고 단어 쓰기, 원어민 선생님과의 대화는 어려웠다고 한다. 그래도 잘했어. 엄마아빠가 엄청 기특해했다, 연아야.

 

주말반에 등록했다. 평일 2회씩 들으면 좋겠지만 가까운 거리도 아니고, 엄마나 연아나 지칠 게 뻔하기에. 유치원 방과후 영어와 병행할 테니 나쁘지 않은 선택이다. 올해 쭉 해온 booklish가 생각보다 알차고 연아도 좋아해서 7세 때 계속해도 좋을 것 같다. 유치원 방과후 수업을 놓지 않는 이유는 친구들과 할 수 있고, 연아가 즐거워하는 데다 저렴하며, 엄마에게도 시간이 더 주어지기 때문이다.

 

영국문화원 수업에 욕심이 있었지만 유치원을 빠져가며, 조퇴하며 듣게 하고 싶진 않았다. 캐나다문화원 수업도 얼마나 효과가 있을진 모르겠다. 들인 공에 비해 아웃풋이 적다, 교사에 따라 수업질이 좌우된다, 가까운 어학원에 보내는 게 낫다… 이런 평도 많았다. 연아에게 잘 맞을지는 다녀봐야 알 것이다. 재미없어 할 경우 계속 다니게 할 생각은 물론 없다. 이것은 경험이고, 검증된 원어민 교사와 접촉하며 너무 빡빡하지 않게 영어를 익힌다는 장점이 있으니까.

 

김정은 서울 답방 때문인지 기무사령관 투신 때문인지… 태극기 집회로 어수선한 광화문이었다. 코리아나 호텔을 보니 재조사중인 장자연 사건도 생각나고. 여러모로 첨예한 곳이다, 광화문은. 그래도 엄마는 언론사와 관공서와 공기업이 밀집해 있고 청와대 푸른 기와가 보이는, 교보문고가 있는 광화문이 좋아. 수업 끝나면 서점 데이트도 종종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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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시작한 발레

2018. 11. 8. 00:10 | Posted by 기쁨연아

 

 

 

티스토리 방문자 수는 알다가도 모르겠다.

 

몇 달 동안 50 내외를 찍다가 다시 한 자리 수로-

 

뭐 그런 걸 기대하고 쓰는 블로그는 아니지만.

 

 

 

연아는 발레 수업을 받고 왔다.

 

첫 수업 끝나고 재밌다 그래서 다음 학기도 등록.

 

슈즈가 작아졌다기에 토시랑 같이 주문했다.

 

옷도 딱 맞긴 한데 좀더 입을 수 있을 것 같다.

 

 

 

학원 영어 수업은 마지막이었다.

 

앞으로 한 달 정도는 엄마와 함께 해볼 계획.

 

기존에 쓰던 학원 교재로 복습하고

 

진도 안 나갔던 부분은 천천히 해보자.

 

 

 

하루의 끄트머리에 연아를 씻기고

 

머리를 말려주고 나면 왜 그리 진이 빠지는지-

 

그래도 우리 이쁜 연아야,

 

엄마는 연아 머리 정성스럽게 말려줄 때의

 

그 기분과 촉감이 좋아.

 

 

 

다가올 한파와 미세먼지 폭탄도

 

잘 이겨내 보자꾸나!

 

파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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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써 11월

2018. 11. 6. 00:51 | Posted by 기쁨연아

10월은 정신없이 가버렸구나. 블로그에 한 번도 못 썼네.

 

연아는 독감주사를 맞았고, 크게 아픈 일 없이 잘 지내고 있다. 생활에 약간의 변화가 생길 예정이다. 작년 12월까지 했던 발레를 다시 하기로 했다. 내년에 어학원 가기 전까지 문화센터에서 영어를 배울 계획이다.

 

어린이집 친구 한 명이 다른 유치원을 다니다 연아네 반으로 들어왔다고 한다. 요즘은 그 친구와 잘 어울리는 듯. 6세 들어 내내 단짝친구가 안 생기는 것 같아 마음이 쓰였다. 두루두루 잘 지내고 있어 한시름 놓긴 했지만. 놀고 싶은 친구와 놀라고 말해주고 있다.

 

사립유치원 비리가 이슈화됐는데 다행히 연아네는 별 문제 없는 것 같다. 하지만 작년과 달리 만족도가 떨어진 게 사실이고, 전적으로 믿고 좋게 보려던 시선을 객관화하게 됐다. 유치원 원장들은 교육자가 아니라 장사꾼인가. 이런 소리 듣고 싶지 않으면 똑바로들 하시길… 오늘밤 엄마는 좀 삐딱하다.

 

모쪼록 연아가 7세 때 자상한 선생님을 만나고 마음 잘 맞는 친구들과 같은 반 되어 즐겁게 유치원 다니길 기도한다. 많은 걸 바라지 않는다. 그저 가기 싫다 소리 적게 하고 아이답게, 안전하게 놀다 오길 바랄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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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의 생일

2018. 9. 23. 02:17 | Posted by 기쁨연아

추석을 앞두고 아빠의 생일을 보냈다. 미역국에 아빠가 원했던 불고기와 김치전, 오이무침으로 소박한 생일상을 함께했다. 연아는 엄마와 함께 케이크도 만들었다. 초코 시트에 생크림을 바르고 아몬드, 바나나칩, 건크랜베리, 젤리로 데코레이션 했다. 엄마아빠는 맛있게 먹었고, 케이크를 안 좋아하는 연아도 조금은 맛보았다.

 

엄마가 정신없는 나날을 보낸 탓에 그동안 있던 일들을 기록하지 못했다. 연아는 충무아트센터에서 일일 미술수업을 받았고 샤갈전도 관람했다. 교보문고도 두 번 다녀왔다. 앉아서 한 시간을 너끈히 독서하는 연아. 보고 싶은 책도 고를 줄 알고, 혼자 책 읽는 시간도 부쩍 늘었다. 엄마아빠 눈에는 연아의 책 읽는 모습이 너무 예쁘다.

 

6차 영유아건강검진도 받았다. 연아는 작은 편이다. 아직 클리닉에 다녀야 할 정도는 아니지만 초등학교 입학 전까지 잘 지켜보라고 했다. 성장보조제를 먹여야 하나 싶어 검색해보니 가격이 셌다. 아빠와 상의한 끝에 잘 놀고 잘 먹게 이끌어주기로. 우유도 먼저 찾아 꼬박꼬박 잘 마시는 연아인데. 먹고 마시는 게 키로 쑥쑥 가면 좋겠다.

 

유치원과 학원들도 잘 다니고 있다. 개학 후 유치원 가기 싫단 소릴 또 해서 신경 쓰였는데 좀 기다리니 생활 리듬을 찾은 것 같다. 연아가 배려심이 깊은 건 장점이지만 언제나 자기 표현을 또렷이 하고 당찬 사람으로 커가길 바란다. 영어학원 멤버가 바뀐 뒤로는 연아보다 엄마의 스트레스가 컸다. 그래도 수업을 잘 따라가서 보냈는데 줄곧 회의가 든다. 재등록 시기가 올 때마다 고민. 유치원 방과후 영어, 미술은 계속 하고 있다.

 

지난 봄 정리했던 가습기를 다시 꺼냈다. 집이 건조한 것 같기도 하고 연아의 기침이 좀처럼 멎지 않는다. 며칠 전 독감 주사를 맞았는데 크게 앓는 일 없이 올해도 건강히 보낼 수 있길. 사랑하는 연아야, 엄마가 아무리 힘들고 정신없어도 늘 연아한텐 최선을 다하려고 해. 하루 종일, 매순간 연아 생각만 한다고 해서 그게 반드시 좋은 일은 아닐 거야. 엄마의 노력과, 아직은 남아 있는 열정으로 쓰는 글들이 미약하나마 결실을 맺고 연아와 아빠, 우리 가족에게 긍정의 에너지를 줄 수 있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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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세 입학, 그 후

2018. 3. 7. 01:37 | Posted by 기쁨연아

새 친구를 사귄 연아. 입학식 마치고 돌아오는 길에 인사한 아이가 있었는데 그 사이 친해졌단다. 정답게 지내길. 연아와 마음 맞는 친구였음 좋겠다.

 

등원 시간이 아홉 시에서 열 시로 바뀌었다. 좋은 점은 아침에 여유가 좀 생겼다는 것. 안 좋은 점은 일어나는 시간이 늦어지고 엄마도 일부 생활 패턴을 바꿔야 한다는 것. 어쨌든 잘 적응해보자. 일찍 일어나라거나 아침 스스로 먹으라고 닦달하지 않을게.

 

엄마는 오랜만에 머리를 잘랐다. 그냥 자르고 싶었다. 긴 머리 묶고 다니는 게 지겨웠고 그 스타일이 안 어울린다는 것도 알았다. 숱이 많이 줄어 볼품없으면 어쩌지 했는데 괜찮다. 연아가 백설공주 같다고 해준다. 엄마는 나이 먹어 점점 시니컬해지지만 우리 연아는 너무 순수하고 동심 가득하다.

 

벌써 엄마 생일선물을 준비하고 있다. 색종이를 구겨 만든 보석들을 서랍 가득 넣어놨다. 깜짝선물이라면서 다 알아차리게끔. 그냥 모르는 척 하란다. 크크. 사실 연아는 날마다 엄마에게 선물을 준다. 손 가는 대로 만들고 그린 것들을. 비전문가인 엄마가 봐도 손끝이 여물어가는 걸 느낄 수 있다. 때때로 치우는 게 힘들고 그만 좀 어지르라며 잔소리하기도 하지만 연아가 즉흥적으로, 내키는 대로 마음껏 작품 만드는 걸 응원한다.

 

미술학원에서 한 시간 수업을 받고 와서도 또 그림 그리고 만들기를 이어 한다는 건 얼마나 즐기고 있다는 것인지. 얼마나 몰입해 있다는 것인지. 대단해, 칭찬해!

 

오늘은 첫 영어수업 듣는 날이다. 연아가 좋아할까. 피곤해하진 않을까. 놀아야 할 시간을 뺏는 건 아닐까. 신경 써서 정했는데도 생각이 많다. 다녀보면 알겠지. 이달 말 시작하는 방과후 수업까지 듣다보면 어떤 시간이 재미난지, 계속 하고 싶은 건 뭔지 연아 스스로 판단할 수 있을 것이다. 어떤 선택을 하든 괜찮아. 존중할게 꼭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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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키즈카페

2018. 2. 1. 23:33 | Posted by 기쁨연아

지난 일요일, 오랜만에 키즈카페를 갔다. 유치원 친구들과 함께.

 

가장 친한 친구들은 아니었다. 연아의 단짝은 따로 있는데 그 친구와 밖에서 만난 적은 없다. 함께 간 아이들 셋은 모두 같은 교회를 다녀서 예배가 끝난 뒤 만났다. 엄마들은 놀이공간과 분리된 룸에 자리 잡았다. 키즈카페를 많이 다니지도 않았지만 룸이란 공간 또한 처음이었다. 문이 없어 아이들이 수시로 왔다 갔다 하고, 엄마들은 창을 통해 아이가 노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혼자 노는 연아가 눈에 띄었다.

 

새삼 느낀 건데, 우리 연아 얌전히 놀더라. 목소리도 크지 않고 다른 아이들처럼 우당탕탕 하는 모습이 없었다. 집에서는 왈가닥, 말괄량이 같은 면모도 있는데. 남자아이 둘은 원에서도 붙어다니는 사이라 했고 여자아이는 오빠가 있어서인지 남자아이들과 잘 어울렸다. 어느 순간 연아 얼굴에 서운해 하는 표정이 스치는 걸 봤다. 집에 와서 물어보니 불러도 자기들끼리만 갔다나.

 

성당 싫어. 교회 다니고 싶어. 언젠가 했던 말이 떠올랐다. 교회 유치원이다 보니 교회 다니는 애들이 많을 거고, 아무래도 자기들끼리 더 친해질 수 있겠지. 신경이 안 쓰일 수 없었다. 아니나 다를까, 그날 밤 자다 깨서 막 우는 거였다. 키즈카페 간 일 때문인가. 역시 소외감을 느꼈나. 그렇게 생각하니 마음이 좋지 않았다. 정작 연아는 다른 이유를 말했다. 친구들 이야기는 하지 않았다. 기우였나. 엄마가 오버했나. 모쪼록 그랬기를.

 

키즈카페는 아이들이 뛰어놀고 에너지 발산하기에 괜찮은 곳이다. 요즘처럼 공기 나쁘고 놀이공간 부족한 때에는 더욱. 그렇긴 해도 몇 번 가보니 자주자주 갈 만한 곳인가 싶었다. 차라리 공연을 보고 전시회를 관람하면서 이것저것 경험해보는 게 낫지 않을까. 엄마아빠는 그렇더라. 연아 마음을 모르고 하는 소리인 거니?

 

엄마들과 보낸 시간은 솔직히 어색했다. 좀 어렵기도 하고. 엄마라고 해서 다 같지 않기 때문일 터. 가치관, 양육 방식, 아이에게 해주고 싶은 것들… 다른 것이 당연하다. 예를 들어 영어 교육에 대한 입장만 해도 가지각색이다. 아직은 엄마표로 충분하지, 방과후 활동 정도면 돼, 별도의 교육이 필요해, 영어 유치원에 가야 하고말고 등등. 나는 극성 엄마까진 아니어도 적기에 적절한 뒷받침은 해줘야 한다고 생각하는 축이다. 지금껏 만난 유치원 엄마들 대부분은 사교육에 민감한 편이 아니었다. 대화할 때 조심스러운 부분이 생기더라.

 

괜한 오지랖이나 아는 척은 아닌가 싶고. 비교하게 되고. 흔들리기 싫은데 그런 부분도 생기고. 아이 키우는 데 별 도움이 안 된다 싶어서 다른 엄마들과 교류할 생각은 거의 안 하고 지내왔다. 나이가 들수록 말하는 게 어려워진다. 짧은 시간 안에 별다른 여과 없이 나온 '말'이란 것은 가볍고, 모호하고, 때로는 원치 않았던 의도가 담기며, 사족이 붙고, 그렇기 때문에 왜곡되기 쉽다. 나아가 이것은 관계의 문제가 된다. 정확히 엄마들뿐만 아니라 처음 만난 사람, 친하지 않은 사람, 친해지고 싶지 않은 사람, 친했더라도 이제 거리를 두고 싶은 사람과 자연스럽게 이야기하기가 어려운 것이다.

 

말에 자신이 없으면 글이라도 잘 써야 할 텐데. 키즈카페 이야기에서 돌고 돌아 여기까지 왔다. 연아가 방학 때 가본 미술학원은 한 달로 마치고 동네 학원을 계속 가기로 했다. 연아의 선택이다. 아직은 다니던 데가 익숙하고 편한가 보다. 3월부터는 영어 소그룹 수업을 받을 계획이다. 가능하면 방과후 활동 영어, 미술도 신청하려 한다. 다 하고 싶다고 욕심껏 제 의사를 밝혔다. 비용도 만만찮은 데다 힘들어 하진 않을까 염려되지만 하나밖에 없는 딸이 원하니까. 모든 교육의 전제 조건은 연아가 원할 때 한다는 것. 엄마아빠는 너 싫다는 거 억지로 시키지 않으련다.

 

연아야, 키즈카페 가고 싶으면 엄마아빠랑 또 가자. 세상엔 가볼 만한 데가 참 많아. 부지런히 찾을 테니 연아가 마음껏 느끼고 즐기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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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책 읽기

2017. 7. 18. 17:25 | Posted by 기쁨연아

곧 48개월 되는 연아. 거의 매일 영어 동요를 듣는다. 얼마 전까지 부록으로 딸린 만들기 하는 재미에 노래를 들었는데, 이제 만들기는 다 해버려서 그냥 듣는다. 엄마가 붙들어놓고 해석해주고 단어 알려주는 식으로 할 수도 있겠지. 해보니까 금세 흥미를 잃을 것 같더라. 요즘은 틀어두기만 한다. 일단 접하게 해주고 익숙해지게 해주자는 마음으로.

 

한 가지 더 시작한 것은 영어책 읽기. 지역도서관 중에 영어 그림책을 잘 구비한 곳이 있어 빌려 읽는다. Nancy Hall에서 나온 'My First Book' 시리즈를 보고 있다. 나중에 알았지만 미국 유치원에서 읽어주는 책이라고 하네. 발레하는 여자아이에 대한 내용이 있었는데 연아가 좋아했다. 몇 번 읽어주니 'I'm a ballerina girl'이란 문장을 외우더라. 그거 외우는 게 중요한 건 아니지만 아이들도 관심사, 경험과 연결되면 훨씬 잘 습득한다는 걸 느낄 수 있었다.

 

쉬운 책이라고 술술 읽어주기만 하는 건 아니다. 모르는 단어도 나오고 발음이 안 되는 단어도 나온다. 사전에서 찾아야 한다. 한글을 가르칠 때는 엄마의 확신이 있었다. 정석으로 익히게 할 수 있다는 자신감 같은 것. 영어는 그렇지 않다. 엄마가 영어공부를 소홀히 했던 면도 있고, 엄마표 영어 많이들 하지만 재미있게 해줄 자신이 없다. 그래서 하고 있는 것이 이 두 가지. 가르친다기보다 엄마도 같이 듣고 읽는다는 마음으로 한다.

 

내년에는 유치원에서 방과후 영어를 하게 될 것 같다. 필요하다면 학원에 다닐 수도 있겠지. 그 전까지는 지금 하는 대로 할 생각이다. 다섯 살이니까, 무엇을 하든 스트레스 받지 않고 즐겁게 하면 좋겠다. 요즘 엄마의 낙은 읽기와 쓰기. 굳이 북카페에 가지 않고 무슨 강의를 듣지도 않는다. 그래도 채워지는 것들이 있고 시간은 빨리 간다. 연아의 방학이 다가온다. 엄마 손목 시큰거리는 게 싹 나아야 할 텐데. 힘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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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로 노래해요

2017. 2. 8. 12:35 | Posted by 기쁨연아

영어교육은 언제부터 시켜야 좋을까?

 

이런 고민을 최근에 와서 한 것은 아니다. 좀 됐다. 연아가 다섯 살 되는 시점을 경계로 잦아졌다. 학원? 학습지? 홈스쿨? 영어유치원은 제외했고, 홈스쿨도 지양하고 싶었다. 적절한 때 좋은 선생님께 제대로 배웠으면 했다. 어린이집에서도 영어는 거의 하지 않았고, 앞으로 다닐 유치원에서도 6세부터 방과후 영어를 한다는데 그 사이에 접하게 해줄 수단이 필요했다. 한글이 완벽하지 않은 상황에서 접할 영어, 어떤 방식이 좋을까.

 

결국 두 가지로 좁혀졌다. 학습지 또는 홈스쿨. 알아보니 학습지도 만만치 않았다. 처음에 교재 전집을 구입하는 시스템인데 꽤 고가였다. 그에 비해 방문 선생님한테 드는 비용은 적었다. 엄마는 비전문가지만 의아스럽다. 좋은 교수법을 지닌 선생님이라면 선생님한테 드는 비용이 더 커야 하는 게 아닌가. 학습면에선 학원이 나을 듯한데 너무 어릴 때부터 사교육 현장으로 등 떠미는 건 또 아닌 것 같고. 결국 홈스쿨의 한 방식인 노래 CD와 책을 구입했다.

 

캐나다문화원 주말반 수업 대기도 걸어놨다. 1900번대. 5살 안에 들어갈 수 있을까? 어렵겠지. 그래도 유치원 수업을 째면서 평일반 수업 듣는 건 뭔 짓인가 싶어 주말로 했다. 일단은 노래를 들려주자. 엄마도 같이 부르고. 정말 놀이처럼. 좋은 선생님을 구해 홈스쿨 교재로 수업하는 경우도 있더라. 더 깊이 들어가는 방식은 차차 고민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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