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을 앞두고 아빠의 생일을 보냈다. 미역국에 아빠가 원했던 불고기와 김치전, 오이무침으로 소박한 생일상을 함께했다. 연아는 엄마와 함께 케이크도 만들었다. 초코 시트에 생크림을 바르고 아몬드, 바나나칩, 건크랜베리, 젤리로 데코레이션 했다. 엄마아빠는 맛있게 먹었고, 케이크를 안 좋아하는 연아도 조금은 맛보았다.
엄마가 정신없는 나날을 보낸 탓에 그동안 있던 일들을 기록하지 못했다. 연아는 충무아트센터에서 일일 미술수업을 받았고 샤갈전도 관람했다. 교보문고도 두 번 다녀왔다. 앉아서 한 시간을 너끈히 독서하는 연아. 보고 싶은 책도 고를 줄 알고, 혼자 책 읽는 시간도 부쩍 늘었다. 엄마아빠 눈에는 연아의 책 읽는 모습이 너무 예쁘다.
6차 영유아건강검진도 받았다. 연아는 작은 편이다. 아직 클리닉에 다녀야 할 정도는 아니지만 초등학교 입학 전까지 잘 지켜보라고 했다. 성장보조제를 먹여야 하나 싶어 검색해보니 가격이 셌다. 아빠와 상의한 끝에 잘 놀고 잘 먹게 이끌어주기로. 우유도 먼저 찾아 꼬박꼬박 잘 마시는 연아인데. 먹고 마시는 게 키로 쑥쑥 가면 좋겠다.
유치원과 학원들도 잘 다니고 있다. 개학 후 유치원 가기 싫단 소릴 또 해서 신경 쓰였는데 좀 기다리니 생활 리듬을 찾은 것 같다. 연아가 배려심이 깊은 건 장점이지만 언제나 자기 표현을 또렷이 하고 당찬 사람으로 커가길 바란다. 영어학원 멤버가 바뀐 뒤로는 연아보다 엄마의 스트레스가 컸다. 그래도 수업을 잘 따라가서 보냈는데 줄곧 회의가 든다. 재등록 시기가 올 때마다 고민. 유치원 방과후 영어, 미술은 계속 하고 있다.
지난 봄 정리했던 가습기를 다시 꺼냈다. 집이 건조한 것 같기도 하고 연아의 기침이 좀처럼 멎지 않는다. 며칠 전 독감 주사를 맞았는데 크게 앓는 일 없이 올해도 건강히 보낼 수 있길. 사랑하는 연아야, 엄마가 아무리 힘들고 정신없어도 늘 연아한텐 최선을 다하려고 해. 하루 종일, 매순간 연아 생각만 한다고 해서 그게 반드시 좋은 일은 아닐 거야. 엄마의 노력과, 아직은 남아 있는 열정으로 쓰는 글들이 미약하나마 결실을 맺고 연아와 아빠, 우리 가족에게 긍정의 에너지를 줄 수 있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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