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일요일 39도 넘는 고열이 났다. 목까지 따끔따끔하다고 해서 소아과에 갔더니 '헤르판지나'란다. 이름도 어렵지. 수족구 비슷한 병인데 입 안과 입 주위에만 수포가 생기는 게 특징이다. 월요일부터 목요일까지 유치원에 가지 못했다. 집에서 뒹굴뒹굴 푹 쉰 연아. 아무 생각 없이 누워 쉬기도 하고. 그것도 꼭 필요한 일이지. 증상은 심하지 않아 목요일에 의사 소견서를 받았다. 오늘부터 다시 등원한다. 방학은 21일.
그 사이에 2차 학부모 면담도 했다. 선생님이 칭찬을 많이 하셨다. 반에 남자아이가 많은데 두루두루 잘 어울리고 의사표현도 잘 한다고. 선생님들께 이야기할 때도 스스럼없단다. 말 잘 듣고 안아달라는 식의 애교도 보인단다. 이동을 하거나 줄설 때 튀는 친구가 있으면 충고도 한다니; 다만 간식과 점심을 먹을 때 좀더 부지런히, 집중력 있게 먹으면 좋겠다고 하셨다. 집에서도 뭐 먹을 때 한 시간씩 걸리는 연아라 엄마가 가장 우려한 부분이었다. 면담 전 궁금한 점들을 적어 냈었는데 짧은 시간 안에 차근차근 짚어볼 수 있어서 좋았다.
얼마 전에는 발레 발표회도 했다. 4개월 해온 발레를 엄마아빠 앞에 선보인 시간이었다. 생각보다 훨씬 잘하더라. 중심도 잘 잡고 다리도 쭉쭉 잘 뻗고. 엄마아빠는 깜짝 놀랐다. 발레는 9월까지 또 하기로. 유치원 현장학습으로 유아교육진흥원, 보건소도 다녀왔다. 집에서 우엉조림을 만들어 김밥 싸주면 잘 먹었는데 이번에는 반응이 시원찮았다. 종잡을 수 없는 연아의 입맛. 물만두 먹을래요. 조개 먹을래요. 국수 먹을래요. 본인이 먹고 싶은 걸 요구하는 경우가 늘었다.
우리 연아 손 씻기 잘하니까 또 바이러스 감염되는 일 없기를. 앞으로 더 더워지겠지만 건강하게 보내자. 연아 파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