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개월을 채우고 생후 157일이 된 연아.
그 사이에 또 많은 일이 있었다. 백일 촬영도 하고, 성탄미사 참례도 하고, 새배(?)도 하고, 미술관 나들이도 하고. 엄마랑 동네 도서관과 안과도 다녀왔다. 감기 한번 안 걸리고 잘 커주는 연아에게 고마울 따름이다.
요즘 연아는 배밀이를 한다. 엎드린 상태에서 발장난을 치고, 제힘으로 돌아가기도 한다. 곧 길 것 같다. 뒤집기는 주로 왼쪽으로. 양방향 뒤집기를 할 때까진 시간이 좀 걸린다고 한다.
연아가 가장 즐기는 것은 사운드북과 엎드려 놀기. 쏘서, 딸랑이, 오뚝이 같은 장난감들은 잠깐씩 갖고 놀 뿐 아주 좋아하진 않는다. 뒤집기를 한 이후부터 바운서는 안 타려고 한다. 엄마아빠에게 밥 먹을 시간, 머리 감을 시간을 마련해준 고마운 아이템이었는데. 아기들 물건은 오래 못 쓴다는 걸 실감한다. 새로운 딸랑이와 치발기를 사줘야 하나 생각중이다.
이유식 준비도 해야 할 것 같다. 모유 먹는 아기의 경우 6개월부터 하면 된다던데, 더 빨리 시작하는 아기들도 있더라. 지금도 바쁜데 이유식을 만들면 더 바빠지겠지? 그래도 정성껏 해볼 테니 연아가 맛있게 먹어주면 좋겠다.
얼마 전엔 한동안 안 보이던 바퀴벌레가 나타나서 기겁을 했다. 아파트 소독 대신 자체 소독도 하고 청소도 꾸준히 했는데, 오래된 집이라 어쩔 수 없는 것인지. 연아가 놀고 자는 공간과 생활공간이 분리돼 있지 않아 문제다. 식독제를 구석구석에 두고 연아 모기장과 덜 독한 살충제를 샀다. 그래도 마음이 완전히 놓이질 않는다. 세스코까지 불러야 하나.
연아가 태어난 뒤 더 넓고 쾌적한 집에 대한 욕심이 생겼다. 나도 어쩔 수 없는 대한민국 아줌마로 거듭나나 보다. 점점 급해지고 이기적인 사람이 되는 것 같아 유쾌하지 않다. 육아일기를 쓰는 공간이니 넋두리는 그만하자. 연아야, 엄마가 힘낼게. 언제 어디서나 평정심을 유지하고, 연아 앞에서 활짝 웃고, 담대하면서 속 깊은 그런 엄마가 되도록 할게.
연아가 깼다. 엄마 출또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