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일째.
연아는 어젯밤 11시에 잠들어 오늘 아침 6시 정도에 깼다. 7시간을 내리 잔 것이다. 잠투정도 짧았다. 수유 중 자연스럽게 잠들었기에 투정이 줄었는지는 알 수 없지만 기특하다, 우리 딸.
그 사이에 친구들과 시댁 식구들이 연아를 보러 왔다. 다들 예쁘고 순하다고 한다. 엄마아빠와 있을 때는 좀더 떼를 쓰고 막 울기도 하지만, 유난스러운 아이들에 비하면 분명 순한 것 같다. 때로는 고집스러운 면도 있는데, 엄마 아빠 다 한 고집 하는 사람들이니 닮았겠지?
요즘은 여러 가지 인형을 보여주면서 말을 건넨다.
"안녕, 연아야! 넌 어쩜 그렇게 예쁘게 생겼니? 오늘 이모들이 놀러온다며? 얼굴에 빨간 점이 생겼네. 엄마아빠가 벌레에 물린 거 아니냐고 걱정하시더라."
이런 식으로. 천으로 된 양 모양 딸랑이도 사줬다. 쳐다보고 소리를 듣긴 하는데 만지려고 하진 않는다.
백일 때는 양가 식구들과 외식하고 간단히 떡을 나누기로 했다. 우리집이 좁기도 하고, 아직 집에서 음식을 할 여력이 없기 때문이다. 연아야, 엄마는 여러 사람을 위한 상을 차려본 적이 없단다. 그렇지만 나중에 네 이유식은 정성껏 만들어볼게.
다음은 백일 준비물 목록.
백설기 - 낱개 포장된 것 20개 정도. 오병이어에 의뢰할 예정
원피스 - 연아 선물. 밍크뮤 이월상품 중에서 고를 예정
헝겊책 - 연아 선물. 블루래빗 『아기코끼리 코야』
인형 - 연아 선물. 젤리캣 멜로디 크림 버니
접착식 앨범 및 연아 사진 현상
엄마아빠 손카드
연아야, 엄마아빠에겐 장기계획이 생겼어. 연아의 방이 있는, 좀더 여유 있고 쾌적한 집을 장만하자는 것. 그럴려면 지금보다 아껴 쓰고 열심히 저축해야 해. 연아에겐 되도록 많은 것들을 주고 싶고, 그렇게 하려고 애쓸 거야. 원하는 모든 걸 갖지 못해도 엄마아빠의 마음을 헤아려주렴. 사랑한다, 우리 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