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 잠든 밤은 엄마의 자유시간. 책 읽거나 글 쓰는 게 주였는데, 요즘엔 영어공부도 한다. 연아가 방학을 맞은 후 시간이 줄긴 했다. 오늘은 옷 검색하느라 더 늦어졌다.
치마 입고 싶다는 얘기를 여러 번 해서 원피스로 두 벌 골랐다. 소재가 뭔지, 비싸진 않은지, 얼마나 잘 입을지, 집에 있는 옷들과 매칭이 되는지 고려하다 보면 머리가 터질 것 같다. 스커트도 담았다 뺐다. 윗도리를 골라줘야 하잖아, 입힐 때 더 신경 쓰일 텐데, 연아도 한 벌로 입는 게 편할 거야. 나의 내면과 대화하길 수차례; 결국 비싸지 않으면서 편하고 단정하게 입을 만한 아이들로 결정. 부디 연아 마음에 들었으면 좋겠다.
엊그제는 국립어린이과학관에 다녀왔다. 미세먼지가 심했는데 방학기간에 다시 예약하기 쉽지 않아 마스크를 쓰고 갔다. 과천 과학관에 비해 아담했지만 나름 알차고 아이와 두어 시간 둘러보기에 적당했다. 연아도 좋아하더라. 천체투영관에서 영화 관람할 때, 돋보기로 탄생석 관찰할 때 특히 즐거워했다. 키와 나이 때문에 체험하지 못한 영역들도 있어서 나중에 또 가도 좋을 듯하다. 아빠가 함께하지 못해 아쉬워했다.
연아에게 고마웠던 일 하나. 어제 마트 문구 코너에서 비즈 재료가 포함된 글라스페인팅(?) 세트에 꽂혀 꼭 사고 싶다 했었다. 엄마아빠가 보기엔 얼마 못 쓸 것 같고 그걸 사느니 물감 고르는 게 나을 듯해 계속 연아를 설득했다. 연아는 눈물까지 글썽거리며 엄마아빠 손을 꽈악 쥐는 등 제 나름 고집을 부렸다. 사줄까. 아이 뜻을 들어주는 게 옳은가. 사 달라는 거 다 사주면 버릇 나빠지는 거 아닐까. 고민하던 와중에 결국 연아가 마음을 돌렸다. 그냥 돌린 건 아니고 학습지 직원 분이 준 반지와 바람개비를 받고서. 어쨌든 많이 갖고 싶었을 텐데 스스로 상황을 받아들이는 모습이 짠했다. 대견하기도 하고.
연아야, 방학한 지 벌써 일주일 지났네. 집에 있어 좋다더니 바로 또 개학했으면 좋겠다는 연아. 그만큼 친구들과 선생님이 보고 싶은 거지? 앞으로도 생각과 감정을 솔직하게, 풍부하게 표현하는 연아이길 바라.
'엄마의 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너의 꿈은 디자이너 (0) | 2018.01.11 |
---|---|
2017 연아네 집 결산 (0) | 2018.01.09 |
12월의 발레리나 (0) | 2017.12.20 |
치마 입고 싶어요 (0) | 2017.12.11 |
3차 학부모 면담 (0) | 2017.11.1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