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왕국
연아의 876일과 세 번째 크리스마스.
크리스마스 이브엔 외할머니 외할아버지와 점심을 먹고 마트에 갔다. 고기부터 해물까지 다양하게 장을 본 이유는 무엇보다 크리스마스 날 잘 먹기 위해서였다.
이브 저녁 - 함박 스테이크
아침 - 떡국
점심 - 삼겹살 숙주 볶음밥
저녁 - 양송이 수프와 또띠야 피자, 딸기 티라미수
크리스마스엔 아빠 셰프가 홈메이드 경양식을 해주는 게 우리집 전통이 됐다. 주로 스테이크를 해 먹었는데 이번 메뉴엔 변화를 줬다. 좀더 가볍고 부드러운(?) 품목으로. 연아는 <겨울왕국>을 보면서 또띠야 피자가 나오길 기다렸다.
실은 연아와 아빠를 극장에 보내고 크리스마스 맞이 청소나 해볼까 생각했다. 특별한 계획도 없으니 처음으로 연아한테 극장 구경을 시켜줄 겸 해서였다. 한데 좋은 자리 예약하기가 어렵고 아빠도 둘만 가는 것은 자신 없어 해 다음 기회로 미뤘다. 대신 텔레비전으로나마 만화영화를 봤네. 얼음 괴물이 나올 땐 좀 무서워하더라. 크크.
하루 종일 집밥 해먹고 성탄 미사 다녀온 것이 전부였다. 연아는 크리스마스 선물을 받았다. 변신 가능한 폴리, 컵 쌓기 놀이 세트, 스티커 등등. 이브 밤 엄마가 양말 이야기를 했더니 아빠가 일찍 일어나 부랴부랴 준비한 것 같았다. 엄마는 오후에 두어 시간만이라도 동네 카페에서 책 읽는 시간을 갖고 싶었는데 저녁 먹다보니 늦어지고 배가 불러 삼십 분 걷기로 만족. 크리스마스 산타 셰프 아빠 애썼어요.
아기 예수님이 오신 날. 평범한 일정 속에 특별한 의미 기억하기. 올해도 이렇게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