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어져서 슬퍼요
유치원 5세 수료식이 얼마 남지 않았다.
늘 붙어 다녔던 친구와는 다른 반이 될 예정이다. 연아는 슬프다며 눈물까지 글썽거렸다. 엄마 마음도 물론 안타까웠다. 솔직히 엄마는 그 친구가 별로였다. 첫인상과 다르게 자기 주장이 세고 새침한 아이 같았다. 미술 영역에서 연아가 채색하는 방식에 대해 뭐라 했던 이야기는 일전에 올린 바 있다.
이건 예전 일인데, 연아가 굉장히 시무룩해져 하원한 적이 있었다. 그 친구가 혼자 있고 싶다 해서 다른 친구와 놀았다는 것이다. 면담 때 담임선생님과 이야기나눠 보니 그런 경우가 가끔 있다고 했다. 연아뿐만 아니라 다른 아이들에게도 같은 말을 하며 혼자 놀 때가 있다는 것. 아직 어리지만, 어리니까 그럴 수 있다고 생각은 하는데, 연아가 더 그 아이에게 의지하는 건 아닌가 싶어서 마음이 쓰였다.
얼마 전에는 이런 이야기도 했다. 그 친구가 자기 그림을 보며 안 예쁘다고 말했다는 것이다. 큰 소리로 몇 번인가 그래서 속상했다고 털어놓더라. 네가 그렇게 말하면 내가 속상해. 친구가 또 그러면 감정을 솔직히 표현하라고 일렀다. 연아보다 생일이 빠른 아이라 언니 같을 순 있을 터. 하지만 연아가 그 친구의 자기 중심적인 말과 행동에 기분 상하는 걸 엄마는 보고 싶지 않았다.
내심 다른 반이 된 것도 나쁘지 않다고 여겼다. 그러면서도 연아가 슬퍼해 마음이 좋진 않았다. 한데 어제는 저녁을 먹으면서 이렇게 말하는 거였다.
"저는 ○○○보다 ○○가 더 좋은 것 같아요."
다른 친구가 더 좋다는 식으로 말하더라.
"그래? 그 친구랑 같은 반 올라가잖아."
혹시 이심전심 엄마의 영향을 받았나? 정말 다행히도 다가올 상황에 적응해 가는 건가? 마음이 조금 놓였다. 사실 엄마는 연아를 누구보다 이해할 수 있다. 엄마도 학생 때 친구 여럿과 어울리기보다 마음에 드는 한두 친구와 지내는 걸 더 좋아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여섯 살 연아를 키우는 지금의 엄마로선 친구보다 연아가 중요하고, 또 친구와 놀기보단 좋아하는 일에 집중하고 싶다. 그 일을 잘해내서 엄마 자신은 물론 우리 가족에게 힘이 되길 원한다.
연아가 좋은 친구들을 만나면 좋겠다. 엄마보다 사교성이 있어서 잘 사귈 거야. 더불어 좋은 취미와 특기도 훌륭한 친구임을 제 속도에 맞게 알아가면 좋겠어. 여섯 살 연아, 파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