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의 일기

연아의 사교육

기쁨연아 2017. 9. 4. 21:52

여름 휴가 때 안면도를 다녀왔다. 남양주 드라이브, 호암미술관 관람, 광명 이케아 쇼핑도 했다. 그런 이야기들은 통 못 썼네. 블로그에는 주로 연아의 성장이나 교육 관련된 내용을 기록하게 된다.

 

연아는 방학 때부터 미술학원을 다니고 있다. 단지 내 상가의 동네 학원이다. 집에서 그림 그리거나 조물조물 뭔가 만드는 걸 좋아하고, 유치원에서도 미술 영역을 가장 좋아한다기에 시작했다. 우선 방학 기간 다니게 할 생각이었는데 계속 가고 싶다 해서 두 달째다. 일주일에 두 번, 한 시간씩. 선생님이 그려놓은 그림에 물감이나 크레파스 등으로 채색하고 간단한 만들기도 한다. 남는 시간엔 종이접기까지. 진정한 소수정예 수업은 아닌 것 같다. 공간이 협소해 아이들이 쉽게 섞이는 분위기다. 수업의 질은 섣불리 판단할 수 없지만 생각보다 아이들이 많아서 얼마나 집중도 있게 배울지 잘 모르겠다. 픽업이 쉽고 짧게나마 엄마 시간이 생기는 건 큰 장점. 그래도 소수정예에 선생님 약력이 공개된 학원을 더 알아보는 중이다.

 

발레는 7개월째다. 재등록 기간이라 더 하고 싶냐고 물으니 처음엔 그만하겠다고 했다. 하고 나면 몸이 쑤신다고. 그런데 오늘은 더 하겠다고 한다. 다음에 뭘 할지 궁금하다나. 몇 번을 물었는데 하겠다고 해서 결국 재등록. 12월까지. 위치가 애매한 데다 추워지면 가기 힘들지 않을까 싶어 내심 그만뒀으면 하는 마음도 있었는데. 연아가 원하니 올해까진 해보기로.

 

몸도 자라지만 감정 표현도 성숙해지는 걸 느낀다. 유치원 단짝친구가 있는데 늘 붙어다닌다고 들었다. 어제는 이런 말을 하더라. "○○이가 불편해요. 너무 붙어다니려고 해요. 좋긴 한데 너무 붙어다녀요." 귀엽기도 하고, 좀 놀랍기도 하고. 누가 넘어져서 일어켜줬다느니, 또 누가 뭘 물어봐서 설명해줬다느니 같은 이야기도 한다.

 

오늘은 엄마가 못 챙겨서 유치원 가방과 보조가방을 빠뜨리고 등원했다. 집으로 되돌아가려는데 셔틀버스가 올라오기에 그냥 보냈다. 연아는 울먹이며 버스를 탔다. 처음이 아니다. 어린이집 다닐 때도 몇 번 그랬고, 유치원 다니면서도 두어 번 그런 듯하다. 엄마가 정신 빠졌지. 직장 다닐 때도 한 달에 한 두번은 꼭 지갑이나 휴대폰을 두고 출근했다. 엄마가 이러니 연아한테 "문 열기 전에 꼭 가방부터 매자" 당부했는데 아직 연아도 자기 물건을 확실히 챙기진 못한다. 엄마가 더 신경 쓸게. 오늘 미안했어.